하루지난 일기.
어제 저녁준비시간에 간단한 일을 처리중이었는데 같이 일하는 스텝이 종종 오더니 나에게 말을 건냈다.
대학 준비 겸 이직을 해야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곧 떠날거라고 몇일 전 말했더니 언제쯤 가냐고 묻더라.
그래서 17일날 여기를 떠난다고 하니 다시 오냐고 물었다.
난 내가 이곳에 다시 안 올걸 아는데 단호하게 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.
그래서 그냥 얼버무렸다..
아직 모르겠어.. 한국에 가 봐야 할거같아. 정도로.
말해놓고도 가슴한 구석이 찜찜했다.
그래서 눈도 못 마주치고 있으니 나한테 그러더라구..
이제 일도 적응됬고, 어떻게 일이 돌아가는지도 파악했고,
너 이제 진짜 일 잘한다고.
여태껏 자기들에 말을 알아듣고, 그걸 들어줄 사람이 없었는데,
내가 오고나서 자신들의 문제도 많이 개선되고 일하는것도 수월하다고.
그리고 자신들 말 들어주지 않아도 되는데 항상 시간내서 들어주고 개선하려고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더라.
내가 한거라곤 이 사람들과 겹치는 시간에 이야기를 들어주고 웃고 떠들면서 같이 어울려 놀고,
들으면서 이건 아니다 싶은 부분을 건의해서 조금 바꾼것 뿐인데
이 간단한 일이 이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했다는걸 왜 사람들은 모를까..
고용주가 고용인에 세세한 문제까지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
그래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있는 사소한 것들인데 참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생각이들었다.
물론 이곳은 언어가 제일 큰 장벽이긴하지만.
항상 느끼고있던 신분과 권력의 벽을 어제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.
같은 사람이니까, 사람답게 대해주는것이 권력이 있는 자들에겐 어려운 일인 것 같다.
그리고, 어쨋든 내가 사회로 나와서 처음 한 일이고, 알바경력도 없는 초짜가 일을 하면서
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건가, 내가 민폐를 끼치는건 아닌가 에대한 회의감이 들때도 있었고,
주눅들어 자존감이 바닥을 찍은 날도 있었지만
그때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,
다들 네 인생에 도움도 안되는 시간낭비다 라고 했을때 그만두지 않았던 내가 지금은 고맙다.
정말 어이없는일을 하도 많이 당해서 근 세달간 내가 제일 많이 들은 얘기는 '니가 거기 왜 그러고있어'
라는 말인데, 사실 나도 잘못된걸 알았지만 그냥 참고 버텼다.
그리고 그 버팀에 제일 큰 이유는, 내 첫 직장이고 첫 일이니까 잘 마무리하고싶었던 마음 뿐이었다.
난 이제 그 끝에 섰다. 계약기간 만료 1주전.
사실 재 계약 하자고 하실때 조금 흔들렸다.
그래도 내 미래를 위해서 지금 이 일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른일에 투자하는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.
지금은 두리뭉술 뭉뚱그려 얘기할 수 밖에 없지만 먼 미래에는 깔깔 웃으며 그땐 그랬지
하며 얘기할 수 있는 작은 경험이 되기를 바라면서 :)
아, 주저리주저리 하다가 오늘 진짜 하고싶은 얘기를 못했는데 ㅋㅋ
오늘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같이 일하던 스텝한테 처음으로 칭찬을 받아서 였다!
그냥 '너 지금 잘하고있어' 라는 간단한 말이지만, 이게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받는 칭찬이라 감회가 남달랐다.
쨋든 그래서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 싱숭생숭했답니다!!
제 블로그에 어울리지 않게 좀 어둡고 무거운 글이었지만 이건 제 일기같은 것이니 제말 무시하셔도 되요 *^.^*
(제가 좋아하는 가수의 유행어인데 제가 요즘 밀고있답니다 ㅎㅎ)
그럼 다음 포스팅은 다시 방방뛰는 포스팅으로 돌아올게요~~
좋은하루되세요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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